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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잘 띄지 않던 갈참나무 꽃 참으로 아름답다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봄단풍이 한창이라 숲에 가기 정말 좋은 계절이다. 아무것도 없어보이던 숲에 잎이 나고 꽃이 피니 산책하러 숲에 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숲을 걷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눈으로 살피고 코로 냄새 맡고 손으로 뭔가를 자꾸 잡아서 입으로 가져간다. 쉴 새 없는 새들 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니, 비로소 내 몸이 통째로 할 일을 하고 있는 듯하다. 가끔 라디오소리가 크게 들릴 때면 조금 거슬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혼자 숲을 다니기가 무서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럽지만 필자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신갈나무 꽃이 거의 졌지만 떡갈나무와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등 참나무 꽃이 만발해 있다. 키가 큰 나..
봄, 벚나무의 화사함이 좋다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꽃이 피기 시작하자마자 만개다. 계절마다 꽃은 계속해서 피고 지지만 봄만큼 그 감흥이 큰 계절도 없다. 차를 타고 외곽도로를 달리니 산은 이제 연둣빛 물이 오르고 있다. 진달래, 개나리, 목련과 산벚이 한창이다.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풍매화인 나무들도 축축 처진 꽃줄기를 내려트리고 있다. 그리고 봄바람이 불기만을 기다린다. 우리들도 추운 겨울이 지나 싱그러운 봄내음이 나는 봄바람을 기다린다. 봄바람은 사람에게도 식물에게도 참 큰 의미가 있다.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매실나무, 벚나무…. 꽃이 거의 똑같이 생겨서 구별하기 어려운 벚나무무리의 식물들이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면 그때 ‘이 열매의 꽃 이었구나’하고 기억하면 그..
진달래, 꽃도 잎도 진짜로 아시나요?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사람들의 옷은 조금 얇아 졌지만 아직도 바람에 귀가 시린 날들이다. 봄 코트에 머플러를 둘둘 감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아직인가…’ 하지만, 숲에서 진달래를 보고 ‘봄이 왔구나!’ 했다. 도시에서는 개나리가 피면 봄이 온 것을 느낀다. 하지만 숲이 가까이 있다면 아직 잎도 피지 않은 갈색 산에서 분홍색 진달래 꽃무리를 보며 봄이 온 것을 느낄 수 있다. 봄은 나무의 계절이다. 나무 대부분이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꽃을 피운다. 가장 일찍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아직 잎이 없다. 진달래, 생강나무, 개암나무 같은 작은 키의 나무부터 목련, 버드나무, 오리나무, 사시나무 등 키가 큰 나무들이 그렇다. 키가 작은 나무들은 사람들이 걸으면..
잎을 달고 겨울을 이기자, ‘인동’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소한이 지나고 대한이 가까워지자 정말 추운 겨울이 왔다. ‘이래야 우리나라의 겨울이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한참 추워지는 동안인데도 계절을 잊고 꽃을 피웠다가 금방 시든 진달래도 개나리도 보인다. 회양목도 수시로 계절을 잊는다. 정말로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 필자의 집 근처에 심어놓은 영산홍은 지금이 여름인양 잎을 한가득 달고 있다. 언제까지 그럴지 두고 볼 생각이다. 겨울의 숲은 갈색이다. 산행을 하다가 선명한 주황색 귤껍질을 발견하지만 않는다면 여러 농도의 갈색을 감상하는 것도 기분 좋은 경험이다. 거기에 흰 눈까지 내려준다면 또 다른 풍성한 숲을 만나겠지. 가끔 바닥에서 초록색을 발견하기도 한다. 맥문동, 별꽃, 애기..
측백나무 덕에 무덤에서는 왕족이었던 우리 조상들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눈이 내리자 나뭇가지에 쌓인다. 잎을 달고 있는 늘푸른나무에 더욱 수북이 쌓인다.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도 눈 쌓인 나무는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 함박눈이 내릴 때면 마당에 1m나 쌓인 눈을, 삽으로 굴을 파며 놀던 어릴 때가 생각나 좋기도 하고,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질 소나무가 걱정되기도 한다. 주변에 많이 심은 서양측백에도 눈이 쌓여 가지가 쳐진다. 서양측백은 잎이 땅과 수직으로 서는 것이 특징이다. 책장에 책을 꽂아두는 모습처럼 말이다. 가을엔 노랗고 작은 열매가 탐스럽게 달린다. 생울타리로 많이 심는데 잔가지가 많아 벽을 세운 것처럼 촘촘하고 어디에서든 잘 자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측백나무는 석회암지역의 환..
이름도 생소한 ‘스트로브잣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오래된 아파트’하면 재건축이 떠오르는 것은 요즘을 사는 일반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일반사람이다. 하지만 항상 숲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각도의 시선도 가질 수 있으니 다행이다. 오래된 아파트는 그 만큼 오래된 식물들이 함께 있다. 뿌리도 내릴 만큼 내리고 가지도 무성해질 만큼 무성해져 본연의 자기모습을 찾은 식물들이 위풍당당하게 그 자리에 서있다. 간혹 사람들이 잘못된 자리에 식물을 심었다면 그 자리에서 근근이 버티고 있거나 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짜인 공간배치 안에 들어간 식물들은 건강하게 자라 그들만의 멋진 숲을 만든다. 얼마 전 길을 걷다가 아파트 가장자리에 심은 큰 ‘스트로브잣나무’들을 만났다...
하얀 나무줄기가 멋진 ‘은사시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는 유명하다.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숲은 치유, 여행이 화두인 요즘 인기 관광지가 됐다. 황량함이 느껴지는 겨울에도 하얀 줄기는 소복이 쌓인 눈과 함께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은사시나무도 하얀 수피 때문에 겨울에 눈에 띄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찾아간 뒷산에서 파란 하늘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은사시나무를 보았다. 바닥에 넓게 떨어진 검은 나뭇잎으로 은사시가 있음을 알아차렸고, 고개를 들자 흰 수피에 마름모로 터진 모양의 줄기를 발견했다. 시선을 점점 위로 하자 푸른 하늘에 굵게 뻗은 가지가 시원했다. 잎은 다 떨어져 발밑에 있지만 겨울 숲의 주인인 듯 그 모습이 참으로 듬직하다. 나무특성상 딱따..
판타지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동백나무숲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겨울다운 눈 구경을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겨울에 눈이 많이 와야 그해 풍년이라는데, 조금 더 기대를 해봐야겠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다. 특히 눈 속에서도 꽃이 피는 사진을 많이 봤을 것이다. 풀 중에는 복수초, 노루귀, 바람꽃 등의 식물이 그렇고, 나무 중에는 단연 동백이 그러하다. 절기상으로 보면 풀꽃들은 2월 중, 입춘 즈음에 피기 시작하니 봄꽃이라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12월에서 2월에 걸쳐 주로 피는 동백은 정말로 겨울 꽃이다. 흰 눈과 대조되는 붉은 동백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여름에 피는 꽃이 화려하다고 하지만 키가 5m나 되는 나무들이 무리지어 꽃을 피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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