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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떨어진 콩깍지는 아까시나무의 것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숲에 떨어진 콩깍지는 아까시나무의 것 수많은 콩깍지가 숲 바닥에 떨어져있다. 콩깍지에는 여러 개의 콩이 있던 자리만 남았다. 그 많은 콩들은 어디로 갔을까? 숲에 떨어진 콩꼬투리를 보고, “이게 뭐에요?” 하고 묻는다. 콩은 밭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확신하듯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까시나무의 열매인 것을 알고 나면 “아, 정말요?”하고 신기해하며 되묻는다. 아까시나무 외에도 칡, 등나무, 박태기나무, 싸리나무, 자귀나무 등이 콩꼬투리 열매를 맺는 나무들이다. 아까시나무는 낮은 산, 숲의 가장자리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우리에게 친근한 나무이다. 초여름, 아까시나무 주변에선 벌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꿀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동백을 보면 생각나는 ‘노각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동백을 보면 생각나는 ‘노각나무’ 크리스마스이브, 필자의 집에 하얀 동백꽃이 피었다. 동그랗고 봉긋하던 꽃눈이 어느새 가지사이에서 꽃을 피웠다. 하얀 눈과 함께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남쪽으로 달려가 붉은 색의 동백꽃도 보고 싶은 욕심이 마구 생긴다. 눈이 녹기 전 숲속에선 복수초도 볼 수 있으니 우리나라도 사계절 꽃이 피는 곳이 맞다. 동백나무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노각나무이다. 꽃이 하얀색인 꼭 우리 집 동백나무 같다. 예전에 살던 마을 가로수가 노각나무였는데, 필자에겐 추억의 나무이기도 하다. 키가 큰 나무에 생각보다 큰 꽃이 가지마다 풍성하게 달리니 보기에도 좋다. 가을엔 주황색으로 단풍..
소나무가 사는 법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소나무가 사는 법 이제 영하권의 날씨로 접어들었다. 바람이 불면 그 차가움이 뼛속까지 스미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도 잎이 없는 나무들이 추워보였는데, 지금은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넓은 잎들이 얼어서 투명한 초록색이 된 것을 상상하니, 냉장고에서 얼어버린 시금치가 생각나면서 몸서리가 쳐진다. 나무들은 추워지면 몸에서 수분을 내보내고 잎을 떨어트린다. 얼지 않기 위해 털옷도 입고, 붉은 색으로 겨울눈을 감싼다. 끈적끈적한 물질로 겨울눈을 보호하기도 한다. 겨울은 식물들이 참고 견뎌야하는 힘든 시기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겨울동안 꼭꼭 안으로 숨기고 쌓아놓아야, 뻗치는 기운으로 봄을 맞이할 수 있으니, 겨울은 힘들지만 꼭 필요한 시..
열매와 줄기의 모습만으로 아름다운 ‘담쟁이덩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열매와 줄기의 모습만으로 아름다운 ‘담쟁이덩굴’ 바람이 불면 후두둑 낙엽이 떨어진다. 숲에 온양 발에 낙엽이 감긴다. 이제는 낙엽을 쓰는 일이 헛된 일처럼 보인다. 그래도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은 자루에 낙엽을 쓸어 담으신다. 그 낙엽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 내년 봄엔 냄새나는 퇴비를 뿌리는 수고를 또 해야 할 텐데.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느낌이다. 얼마 전까지도 아파트 내에 아주 붉게 물든 담쟁이덩굴을 볼 수 있었다. 하얀 벽을 덮은 붉은 잎은 더 선명했다. 담쟁이덩굴은 잎자루가 잎 길이만큼 길다. 그래서인가 그 안에 많은 것을 숨겨놓았다. 잎이 떨어지고 나니, 멋지게 사방으로 뻗은 줄기와 포도처럼 진..
과일 망신시키는 모과가 아니라, 한없이 예쁜 모과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과일 망신시키는 모과가 아니라, 한없이 예쁜 모과나무 어느새 10월도 지나고 곧 입동이다. 매 절기를 보내면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항상 감탄하고 감사한다. 자연이 때에 맞춰 변하는 것에도 신비함을 느낀다. 지난주 잘 가지 못하는 전라도에 지인 결혼식차 다녀왔다. 익숙한 풍경이 아닌 곳으로 여행하는 것은 평소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즐겁다. 넓은 농지 가운데에 수확을 기다리는 과실나무들이 눈에 자주 띈다. 감은 먹이로 안성맞춤이다. 한 집 건너 한 집, 감나무에 감이 정말 실하다. 사과나무의 사과도 아직 따지 않고 감상중이다. 모과나무에도 초록색이던 열매가 어느새 노랗게 익어 주렁주렁 달려있다. 그런데 모과는 노란 열매가 검게 변할..
가을 겨울, 맛있는 간식 주는 밤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가을 겨울, 맛있는 간식 주는 밤나무 골짜기 시골에 살았던 필자의 바깥사람은 가을만 되면, 어릴 적 밤나무 밑에서 형이 던진 돌멩이에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는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눈썹엔 아직도 큼직한 흉터가 남아있다. 15m 정도의 높은 밤나무에 밤송이가 가득이다. 꽃피고 열매 맺은 지 얼마나 됐다고 어른 주먹만 한 밤송이가 한가득 달려있다. 초록색 밤송이와 갈색으로 변해가는 것이 섞이고, 그 중 벌어진 것도 더러 보인다. 잠시 기다려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투두둑 밤이 떨어진다. 바닥에도 밤송이와 밤들이 뒤섞여 돌아다닌다. 밤송이의 갈라진 모양을 보니 하나같이 깔끔하게 네 쪽으로 갈라져 있다. 그 안에는 2~3개의 밤이 들어있다. 실한..
이젠, 우리 숲에서 자라는 일본목련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이젠, 우리 숲에서 자라는 일본목련 참으로 더웠던 여름이 또 지나갔다. 산과 들에 쑥부쟁이가 연보라색 꽃을 살랑살랑 흔들고 있다. 어렸을 땐, 흔하고 단순하게 생긴 들국화의 매력이 무엇인지 몰랐다. 지금은 하얀색의 구절초, 연보라색의 쑥부쟁이, 노란색의 산국 등 국화과 식물의 꽃들이 참 예쁘다. 국화차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진한 향기가 떠올라서인가. 국화과(Compositae)의 나무가 있다면 이쯤해서 한번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좋을 텐데, 아쉽게도 나무 중에 국화과는 없다. 우리나라 식물도감에는 쌍떡잎식물 중 가장 진화했다고 보는 국화과에는 나무가 없고, 가장 원시적인 식물이라 보는 목련과(Magnoliaceae)에는 풀이 없다. 이..
열매는 푸르지만 이름은 노란나무, ‘노린재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열매는 푸르지만 이름은 노란나무, ‘노린재나무’ 높은 산의 자연림이 아니더라도 여름 숲은 울창하고 짙다. 한낮에도 숲속은 어두워서 나무그늘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더 밝고 따뜻하다. 밝은 빛을 따라 가다보면 숲길이 아닌 곳으로 자꾸 발이 간다. 무수한 거미줄을 얼굴로 끊어가며 숲을 헤매다가 푸른빛의 열매를 만났다. 숲 입구에서 봤던 닭의장풀 파란색 꽃보다 더 짙다. 숲을 푸르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청록을 말하는 것이고, 파란 꽃과 열매는 정말 ‘블루(Blue)’를 말하는 것이다. 푸른 숲에서 파란색은 영화 ‘아바타’의 판타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 판타지의 열매는 노린재나무 것이다. 보는 사람마다 탐이 났었을까? 길 가장자리 나무에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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