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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t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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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를 닮은 올괴불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발레리나를 닮은 올괴불나무 며칠 동안 따뜻한 날이 계속이다. 아이들은 내복을 벗었고 놀이터가 다시 북적인다. 들여놓았던 화분들도 다시 베란다로 내보내고, 봄맞이 대청소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숲 웅덩이에는 산개구리 알과 도롱뇽 알이 뭉게뭉게 피어나듯 자리를 잡았다. 겨울잠을 깨는 동물처럼 필자도 괜히 온몸이 찌뿌듯하고 무겁다. 식물들이 가장 늦게 봄을 알리는가 싶지만 생강나무와 비슷한 시기에 꽃망울이 터진 꽃나무가 하나 있다. 이름도 낯선 ‘올괴불나무’이다. 아직 숲은 갈색 빛인 봄날, 용인 석성산 정상 밑에서 이 나무를 만났다. 1m도 안 되는 작은 나무이다. 꽃은 아주 여린 핑크빛 꽃잎에 진달래 빛 수술이 꼭 토슈즈를 신은 발레리나..
마을 숲 느티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마을 숲 느티나무 함께 활동하는 생태활동가들과의 만남은 참 행복하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지키고 싶어 하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고, 다양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서 즐겁다. 함께 공부하던 중 마을 숲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왔다. 마을 숲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는 이야기, 도로를 넓히거나 아파트가 들어오는 등의 개발로 오래된 가로수길이 베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파트에 심어놓은 나무들이 아파트가 오래되면서 함께 아름드리로 커가며 도시숲을 만들고, 그곳이 새들의 새로운 집이 돼간다는 다른 의미의 마을 숲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을사람들이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만들어간다는 ..
신나무도 마시자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신나무도 마시자 겨울 숲은 열매박물관 같다. 지난 가을 이 숲에서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 상상하느라 바쁜, 그런 계절이 겨울이다. 겨울 숲은 열매들로 가득 차 있다. 필자가 겨울 숲에서 찍은 사진들은 거의 하늘에 걸린 높은 나무 줄기, 작은 나무의 껍질, 겨울눈, 열매 사진들이다. 가끔 지나가는 사람들이 뭐 찍는 거냐며 물어보기도 하는데, 허허벌판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뭔가가 있는지 궁금한 말투이다. 그런 분들에게 이번엔 신나무를 소개하고 싶다. 신나무 열매도 겨울 숲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다. 신나무는 나무들 중에 키가 작은 나무이다. 잔가지가 많고 둥근 모양으로 자라는데, 숲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가장 ..
귤 먹으며 예쁜 탱자나무 꽃 생각을…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귤 먹으며 예쁜 탱자나무 꽃 생각을… 몇 해 전, 한라봉 씨를 심었는데 날카롭고 긴 가시를 단 탱자나무가 나왔다. 아이들 키우는 집에 가시가 있는 식물을 놓는 게 아니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아이들 먼저 생각하시는 생활 지혜에 감탄하며, 내 짧은 생각을 반성하며 얼른 뽑아버렸다. 꽃도 보고 열매도 보면 좋았을 텐데, 약간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귤, 한라봉, 천혜향 등 귤 종류는 탱자나무에 주로 접을 한다. 탱자나무를 많이 재배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감나무 씨를 심으면 대목인 고욤나무가 나고, 한라봉 씨를 심으면 탱자나무가 난다. 탱자나무는 줄기 전체가 초록색이다. 잎이 져도 줄기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 대개 나무들도 ..
소나무, 소나무 숲 그리고 참나무 숲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소나무, 소나무 숲 그리고 참나무 숲 용인에서 소나무 숲을 찾기는 힘들다. 도자기 가마터가 많은 것이 그 이유라고 들었다. 용인 시민들에게 소나무 숲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필자는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곳에서 나고 자랐다. 소나무를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 조상들이 궁궐을 지을 때 사용했던 나무, 지금은 문화재 복원에 사용하기 위해 보호하는 나무. 그래서 나라에서 지키고 키웠던 나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숲의 처음 단계에 존재하는 나무, 숲이 오래될수록 사라질 수밖에 없는 나무, 바람이 많은 동해안에서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나무, 그리고 앞으론 많이 사라질 나무이기도 하다...
숲에 떨어진 콩깍지는 아까시나무의 것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숲에 떨어진 콩깍지는 아까시나무의 것 수많은 콩깍지가 숲 바닥에 떨어져있다. 콩깍지에는 여러 개의 콩이 있던 자리만 남았다. 그 많은 콩들은 어디로 갔을까? 숲에 떨어진 콩꼬투리를 보고, “이게 뭐에요?” 하고 묻는다. 콩은 밭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확신하듯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까시나무의 열매인 것을 알고 나면 “아, 정말요?”하고 신기해하며 되묻는다. 아까시나무 외에도 칡, 등나무, 박태기나무, 싸리나무, 자귀나무 등이 콩꼬투리 열매를 맺는 나무들이다. 아까시나무는 낮은 산, 숲의 가장자리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우리에게 친근한 나무이다. 초여름, 아까시나무 주변에선 벌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꿀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동백을 보면 생각나는 ‘노각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동백을 보면 생각나는 ‘노각나무’ 크리스마스이브, 필자의 집에 하얀 동백꽃이 피었다. 동그랗고 봉긋하던 꽃눈이 어느새 가지사이에서 꽃을 피웠다. 하얀 눈과 함께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남쪽으로 달려가 붉은 색의 동백꽃도 보고 싶은 욕심이 마구 생긴다. 눈이 녹기 전 숲속에선 복수초도 볼 수 있으니 우리나라도 사계절 꽃이 피는 곳이 맞다. 동백나무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노각나무이다. 꽃이 하얀색인 꼭 우리 집 동백나무 같다. 예전에 살던 마을 가로수가 노각나무였는데, 필자에겐 추억의 나무이기도 하다. 키가 큰 나무에 생각보다 큰 꽃이 가지마다 풍성하게 달리니 보기에도 좋다. 가을엔 주황색으로 단풍..
소나무가 사는 법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소나무가 사는 법 이제 영하권의 날씨로 접어들었다. 바람이 불면 그 차가움이 뼛속까지 스미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도 잎이 없는 나무들이 추워보였는데, 지금은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넓은 잎들이 얼어서 투명한 초록색이 된 것을 상상하니, 냉장고에서 얼어버린 시금치가 생각나면서 몸서리가 쳐진다. 나무들은 추워지면 몸에서 수분을 내보내고 잎을 떨어트린다. 얼지 않기 위해 털옷도 입고, 붉은 색으로 겨울눈을 감싼다. 끈적끈적한 물질로 겨울눈을 보호하기도 한다. 겨울은 식물들이 참고 견뎌야하는 힘든 시기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겨울동안 꼭꼭 안으로 숨기고 쌓아놓아야, 뻗치는 기운으로 봄을 맞이할 수 있으니, 겨울은 힘들지만 꼭 필요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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