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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t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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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와 줄기의 모습만으로 아름다운 ‘담쟁이덩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열매와 줄기의 모습만으로 아름다운 ‘담쟁이덩굴’ 바람이 불면 후두둑 낙엽이 떨어진다. 숲에 온양 발에 낙엽이 감긴다. 이제는 낙엽을 쓰는 일이 헛된 일처럼 보인다. 그래도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은 자루에 낙엽을 쓸어 담으신다. 그 낙엽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 내년 봄엔 냄새나는 퇴비를 뿌리는 수고를 또 해야 할 텐데.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느낌이다. 얼마 전까지도 아파트 내에 아주 붉게 물든 담쟁이덩굴을 볼 수 있었다. 하얀 벽을 덮은 붉은 잎은 더 선명했다. 담쟁이덩굴은 잎자루가 잎 길이만큼 길다. 그래서인가 그 안에 많은 것을 숨겨놓았다. 잎이 떨어지고 나니, 멋지게 사방으로 뻗은 줄기와 포도처럼 진..
과일 망신시키는 모과가 아니라, 한없이 예쁜 모과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과일 망신시키는 모과가 아니라, 한없이 예쁜 모과나무 어느새 10월도 지나고 곧 입동이다. 매 절기를 보내면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항상 감탄하고 감사한다. 자연이 때에 맞춰 변하는 것에도 신비함을 느낀다. 지난주 잘 가지 못하는 전라도에 지인 결혼식차 다녀왔다. 익숙한 풍경이 아닌 곳으로 여행하는 것은 평소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즐겁다. 넓은 농지 가운데에 수확을 기다리는 과실나무들이 눈에 자주 띈다. 감은 먹이로 안성맞춤이다. 한 집 건너 한 집, 감나무에 감이 정말 실하다. 사과나무의 사과도 아직 따지 않고 감상중이다. 모과나무에도 초록색이던 열매가 어느새 노랗게 익어 주렁주렁 달려있다. 그런데 모과는 노란 열매가 검게 변할..
가을 겨울, 맛있는 간식 주는 밤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가을 겨울, 맛있는 간식 주는 밤나무 골짜기 시골에 살았던 필자의 바깥사람은 가을만 되면, 어릴 적 밤나무 밑에서 형이 던진 돌멩이에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는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눈썹엔 아직도 큼직한 흉터가 남아있다. 15m 정도의 높은 밤나무에 밤송이가 가득이다. 꽃피고 열매 맺은 지 얼마나 됐다고 어른 주먹만 한 밤송이가 한가득 달려있다. 초록색 밤송이와 갈색으로 변해가는 것이 섞이고, 그 중 벌어진 것도 더러 보인다. 잠시 기다려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투두둑 밤이 떨어진다. 바닥에도 밤송이와 밤들이 뒤섞여 돌아다닌다. 밤송이의 갈라진 모양을 보니 하나같이 깔끔하게 네 쪽으로 갈라져 있다. 그 안에는 2~3개의 밤이 들어있다. 실한..
이젠, 우리 숲에서 자라는 일본목련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이젠, 우리 숲에서 자라는 일본목련 참으로 더웠던 여름이 또 지나갔다. 산과 들에 쑥부쟁이가 연보라색 꽃을 살랑살랑 흔들고 있다. 어렸을 땐, 흔하고 단순하게 생긴 들국화의 매력이 무엇인지 몰랐다. 지금은 하얀색의 구절초, 연보라색의 쑥부쟁이, 노란색의 산국 등 국화과 식물의 꽃들이 참 예쁘다. 국화차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진한 향기가 떠올라서인가. 국화과(Compositae)의 나무가 있다면 이쯤해서 한번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좋을 텐데, 아쉽게도 나무 중에 국화과는 없다. 우리나라 식물도감에는 쌍떡잎식물 중 가장 진화했다고 보는 국화과에는 나무가 없고, 가장 원시적인 식물이라 보는 목련과(Magnoliaceae)에는 풀이 없다. 이..
열매는 푸르지만 이름은 노란나무, ‘노린재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열매는 푸르지만 이름은 노란나무, ‘노린재나무’ 높은 산의 자연림이 아니더라도 여름 숲은 울창하고 짙다. 한낮에도 숲속은 어두워서 나무그늘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더 밝고 따뜻하다. 밝은 빛을 따라 가다보면 숲길이 아닌 곳으로 자꾸 발이 간다. 무수한 거미줄을 얼굴로 끊어가며 숲을 헤매다가 푸른빛의 열매를 만났다. 숲 입구에서 봤던 닭의장풀 파란색 꽃보다 더 짙다. 숲을 푸르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청록을 말하는 것이고, 파란 꽃과 열매는 정말 ‘블루(Blue)’를 말하는 것이다. 푸른 숲에서 파란색은 영화 ‘아바타’의 판타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 판타지의 열매는 노린재나무 것이다. 보는 사람마다 탐이 났었을까? 길 가장자리 나무에는 이미..
붉나무와 벌레혹, 일방적인 관계일까?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붉나무와 벌레혹, 일방적인 관계일까? 여름 휴가철 보통 어떤 피서지를 선택할까? ‘바다가 좋으냐, 산이 좋으냐?’ 묻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필자에게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 묻는 어른들의 애꿎은 질문과도 같다. 운 좋게도 이번 여름휴가는 바다와 산을 모두 다녀왔다. 바다에선 한여름 순비기나무의 보랏빛 꽃무리를 볼 수 있어 즐겁고, 산에선 숲이 뿜어내는 푸르고, 신선한 기운에 행복하다. 숲에서 지금 한창 꽃다발을 높이 들고 서 있는 나무가 있다. 바로 붉나무이다. 이름은 붉은데 꽃은 안개꽃을 생각나게 하는 하얗고 신선한 아이보리색의 다발이다. 꽃은 크게 하나씩 피는 목련이나 장미꽃 같은 종류가 있고, 여러 개가 함께 무리지어 ..
향과 맛, 모두 잡는 산초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향과 맛, 모두 잡는 산초나무 초복, 중복이 지났다. 예전부터 삼복더위를 이겨내라고 몸보신하는 음식들이 따로 있었다. 이제는 항상 몸보신하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으니 따로 먹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그래도 먹지 않고 넘겼다가는 왠지 더위를 먹을 것 같은 느낌에, 올해도 삼계탕과 추어탕을 챙겨 먹었다. 개인적으로 삼계탕보다 추어탕이 더 몸에 맞는 필자는 얼마 전까지도 추어탕집에서 선뜻 산초가루에 손이 가지 않았다. 이게 웬 팥 없는 팥빵 먹는 소리인가 싶겠지만, 실제로 그랬다. 그런데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옆자리 계신 분이 당연하다는 듯 산초가루를 한 숟가락 넣어주었다. 그때 얼떨결에 추어탕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됐다. 추어탕 맛이 더..
댕댕이덩굴, 이름 그대로 튼튼하네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댕댕이덩굴, 이름 그대로 튼튼하네 얼마간 소나기같은 비가 계속 내렸다. 천둥과 번개도 자주 볼 수 있었다. 가뭄이 계속 된다 걱정했는데 비가 많이 온건 그나마 다행이다. 오랜만에 숲에 갔더니 많은 비로 이곳저곳 오솔길이 패여 바닥에 바위가 드러나 보였다. 집 잃은 개미들이 허둥대며 돌아다닌다. 비 오는 동안 숲에선 꽤나 많은 일이 있었나보다. 걷다가 팔에 느껴지는 거미줄의 느낌이 싫지 않다. 비가 온 뒤에는 유난히 덩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때다 하고 옆에 있는 나무에 줄기를 친친 감아 가장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다. 댕댕이덩굴도 참 흔한 덩굴나무이다. ‘항우도 댕댕이덩굴에 걸려 넘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항우와 같은 장사라도 보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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