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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t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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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 덕에 무덤에서는 왕족이었던 우리 조상들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눈이 내리자 나뭇가지에 쌓인다. 잎을 달고 있는 늘푸른나무에 더욱 수북이 쌓인다.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도 눈 쌓인 나무는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 함박눈이 내릴 때면 마당에 1m나 쌓인 눈을, 삽으로 굴을 파며 놀던 어릴 때가 생각나 좋기도 하고,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질 소나무가 걱정되기도 한다. 주변에 많이 심은 서양측백에도 눈이 쌓여 가지가 쳐진다. 서양측백은 잎이 땅과 수직으로 서는 것이 특징이다. 책장에 책을 꽂아두는 모습처럼 말이다. 가을엔 노랗고 작은 열매가 탐스럽게 달린다. 생울타리로 많이 심는데 잔가지가 많아 벽을 세운 것처럼 촘촘하고 어디에서든 잘 자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측백나무는 석회암지역의 환..
이름도 생소한 ‘스트로브잣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오래된 아파트’하면 재건축이 떠오르는 것은 요즘을 사는 일반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일반사람이다. 하지만 항상 숲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각도의 시선도 가질 수 있으니 다행이다. 오래된 아파트는 그 만큼 오래된 식물들이 함께 있다. 뿌리도 내릴 만큼 내리고 가지도 무성해질 만큼 무성해져 본연의 자기모습을 찾은 식물들이 위풍당당하게 그 자리에 서있다. 간혹 사람들이 잘못된 자리에 식물을 심었다면 그 자리에서 근근이 버티고 있거나 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짜인 공간배치 안에 들어간 식물들은 건강하게 자라 그들만의 멋진 숲을 만든다. 얼마 전 길을 걷다가 아파트 가장자리에 심은 큰 ‘스트로브잣나무’들을 만났다...
하얀 나무줄기가 멋진 ‘은사시나무’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는 유명하다.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숲은 치유, 여행이 화두인 요즘 인기 관광지가 됐다. 황량함이 느껴지는 겨울에도 하얀 줄기는 소복이 쌓인 눈과 함께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은사시나무도 하얀 수피 때문에 겨울에 눈에 띄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찾아간 뒷산에서 파란 하늘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은사시나무를 보았다. 바닥에 넓게 떨어진 검은 나뭇잎으로 은사시가 있음을 알아차렸고, 고개를 들자 흰 수피에 마름모로 터진 모양의 줄기를 발견했다. 시선을 점점 위로 하자 푸른 하늘에 굵게 뻗은 가지가 시원했다. 잎은 다 떨어져 발밑에 있지만 겨울 숲의 주인인 듯 그 모습이 참으로 듬직하다. 나무특성상 딱따..
판타지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동백나무숲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겨울다운 눈 구경을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겨울에 눈이 많이 와야 그해 풍년이라는데, 조금 더 기대를 해봐야겠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다. 특히 눈 속에서도 꽃이 피는 사진을 많이 봤을 것이다. 풀 중에는 복수초, 노루귀, 바람꽃 등의 식물이 그렇고, 나무 중에는 단연 동백이 그러하다. 절기상으로 보면 풀꽃들은 2월 중, 입춘 즈음에 피기 시작하니 봄꽃이라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12월에서 2월에 걸쳐 주로 피는 동백은 정말로 겨울 꽃이다. 흰 눈과 대조되는 붉은 동백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여름에 피는 꽃이 화려하다고 하지만 키가 5m나 되는 나무들이 무리지어 꽃을 피운 모습..
높은 산에서도, 우리 주변에서도 ‘주목’에 주목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어릴 적 추억 속의 나무인 주목을 태백산에서 처음 봤다. 죽은 나무처럼 속이 다 파이고 색이 바랜 나무를 보고 아버지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가는 주목이야”하고 말씀해 주셨다. 주목은 우리나라 전국의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 키가 큰 나무이다. 높은 산에서 사는 나무다보니 자라는 속도가 느려 길이도 부피도 천천히 늘어난다. 그래서 나무는 더 단단하고 강해, 죽은 나무로도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이 때문에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는가 보다. 실제로 태백산에는 300년 이상 된 주목만 4000여 그루라 한다. 주목은 키가 많이 크는 나무이지만 우리주변에선 잘 다듬어진 2m정도의 조경수로 눈에 ..
오리나무의 오리는 물새인 오리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숲에서 나무가 열매로 주목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잣나무, 밤나무, 도토리나무, 개암나무, 가래나무 정도가 생각날 듯하다. 먹는 열매부터 생각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모양이 예쁘고 단단해서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소나무의 솔방울도 대표적인 나무열매이다. 그리고 작은 솔방울 모양을 한 오리나무의 열매도 한번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저습지가 논밭이나 주거지로 개발되지 않았다면 그곳엔 오리나무가 많이 있었을 것이다. 오리나무의 이름은 ‘오리(2km)’마다 심어서 생긴 것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서식지가 습한 지역임을 봤을 때, 물새를 대표하는 ‘오리’에서 그 유래를 찾는 것이 맞다고 한다. 오리나무는 큰키떨기나무이..
이제 사철나무의 열매를 봐 주세요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얼마 전 첫눈이 내렸다. 첫눈의 설렘보다 걱정이 앞서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벌써 12월이다. 일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기도 해야 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세워야 하는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이럴 때 따뜻한 호빵에 커피 한잔이 더 간절하다. 길을 가다 우연히 사철나무의 열매를 봤다. 연둣빛 꽃이 피는 사철나무는 꽃피는 유월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다. 잎이 푸르고 윤이 나지만 시기상 유월은 모든 식물들이 한창 자기만의 푸르름을 과시할 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엽이 지고 쓸쓸해진 거리에 잎을 달고 있는 사철나무는 특별하다. 침엽수이면서 항상 푸른 나무는 흔히 소나무, 잣나무 등을 알고 있다. 하지만 따뜻한 남쪽지방이 아닌 경기도에서 잎이..
어디든 잘 자라는 싸리, 본적 있나요? * 본 게시글은 필자가 작성하여 용인시민신문에 기고 했던 글 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가을이 왔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비도 오지 않았다. 사람들도 더위에 지쳐 전기세 폭탄을 맞을까 걱정하면서도 에어컨을 틀 수밖에 없었다. 올 여름 비가 내리지 않아 농작물도 숲에 사는 식물들도 힘든 날을 보냈을 것이다. 숲 가장자리에서 잎이 도로록 말리고 꽃이 핀둥 만둥한 싸리를 보았다. 물 한바가지 퍼주고 싶었다. 싸리는 여러 개의 꽃이 번갈아 피고 지는 식물이라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다. 진한 분홍색 꽃이 무리지어 피면 참 볼 만하다. 하지만 크기가 작아서인가, 화려하지 못해서인가, 영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싸리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싸리는 콩과의 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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